<시론 I>

 

시는 끊임없는 파업행위 !
 

    시가 먼저 나고 사람이 났으면 시 쓰기가 좀 편했을것이고 반면에, 재미는 좀 덜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요행히 사람이 먼저나고 시가 나중에 생겨난 바람에 저마다의 개성과 묘미를 누릴 수 있어 다소의안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詩가 무엇이냐는 물음엔 조용히 입을다물자. 내가 생각하기에 시는 없다. 있다면 그것은 우리들의 정신과 영혼 속에나있는 것이며 고작 그 자취를 추적해 본댔자, 詩가 지나간 발자국 뿐이며 길뿐이다.

    시는 언제나 우리보다 앞서간다. 아무리 열을 올려 따라가보지만 언제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가 낸 길만 보일 뿐이다. 결론적으로詩人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시의 길을 내는 사람이다. 그것도 누구의도움도 없이 혼자서 묵묵히 시의 밭을 개간하는 자이다.

    詩는 끊임없는 파업행위다. 파업은 자기기만적이고부패한 기성 제도권에 반기를 드는 것이며 새로운 세계를 창출해 내기 위한몸부림이다. 시인은 자기 자신의 시에 파업을 일삼아야 하며 독자의 일상적의식에 파업을 일삼아야 한다. 순간 순간 파괴하며 언제나 새로운 기득권 확보를위해 나아갈 것! 이것이 곧 愚者의 지혜다. [...]
 
 
 

(90년 현대시사상 여름호, 고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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