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가 다시 밝아오면 장면이 바뀌어 썬글라스를 쓴 건장한 두 사내가 
                       무대 중앙에 한 사내를 의자에 묶어 놓고 고문을 한다. 그 주위 작은 
                       테이블에 놓여있는 카세트 라디오에선 흘러간 유행가가 흘러 나온다. 

고문경관 1 :     이 색꺄 너 안 하는 거지? 못 하는게 아니라 안 하는 거야 알겠어? 

고문경관 2 :     (가슴팍을 후려치며) 이 색꺄 대답해대답을 해 - 

민주투사 :     (신음소리) 욱 ... . 

고문 경관 1 :     (민주투사의 턱을 손으로 쥐어 흔들며능글맞은 목소리로) 이거 봐 
                   여기 들어 왔다가 제대로 몸 성해서 나간 놈 하나도 없어..., 
                   미련 떨지말고 고분고분 굴어, 응? 

민주투사 :        (고문 경관의 얼굴에침을 뱉으며) 악마같은 놈들! 아무리 그래도 
                   머릿 속의 내 생각을 바꾸진 못해. 난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다. 못 하는 거야. 

고문경관 1 :     (얼굴을 재빨리 수건으로 닦으며사내의 뺨을 후려 갈기며) 이 자식이 
                   여기가 어디라고... , 안 되겠군 (라디오를 끄며) 이 순경, 그거 가져와. 

                       다른 한명의 경관 (고문 경관 2)이 테이블에 놓인 봉투 속에서 고문에 대한기록이 
                       낱낱이 소개된 그 어떤 책같은 것을 꺼낸다. 본격적인 고문을 시작한다. 이때배우는 
                       관객들의 웃음을 유도할 수 있게 갖가지의 고문 방법을 낱낱이 소개하며 코믹하고 
                       천연덕스럽게 고문한다. 고문당할 때마다 사내는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사내는 
                       끝끝내 그들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 사내는 계속 고통에 신음한다. 끝내, 사내는 
                       '헉'하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숨을 거둔다. 

고문경관 1.2 :     (잠시 기절한 줄 알았던 사내가전혀 반응이 없자 가슴의 숨소리를 확인하고는 
                      서로의 얼굴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며) 죽었어 - 

고문경관 2 :     (식은 땀을 흘리며) 어떡하지? 난처자식이 있는 몸이라구... . 

고문경관 1 :     (어이없는 표정으로) 내가 자네보다일찍 결혼했네. 

고문경관 1.2 :   (의자에 놓인 시체를 번갈아 바라보며) 어떡하지?(울상을 지으며) 
                    어떡하냔 말야... 
 

                       조명이 차츰 어두워지면 무대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